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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크레이프

빅 데이터; 맥락을 통해 고객에 접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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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어떤 대상이나 현상은 그걸 바라보는 주체가 누구인지,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경험했는지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무언가를 100% 이해하기 위해서는 숫자를 넘어서는 추가 정보가 필요한데, 바로 '맥락'이다. 

 

빅 데이터는 어떤 현상에 대한 여러 결과값을 한데 뭉쳐 놓은 것이다. 

빅 데이터를 분석하면 그전까지는 몰랐던 새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는데, 예로 아이폰 판매량과 아이폰 검색어 간의 관계, 쇼핑몰에서 어떤 물건이 잘 팔리기 시작한다면 이를 통해 미래 수요를 예측해 재고를 조기에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다.

카지노에서도 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데, 손님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등등 최대한 다양하고 자세한 내용을 분석하여 고객에 대한 맞춤 대응이 가능하게 만든다.

 

카지노에는 Pain point라는 용어가 있는데 고객이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고통에 카지노에 방문을 멈추는 Point를 얘기한다. 예를 들어 어떤사람의 Pain point가 5,000$ 이며, 하루 밤 만에 5,000$를 잃게 된다면 몇달 동안 카지노를 재 방문하지 않을 것 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카지노 입장에서는 손님을 몇달 동안 잃게 되는 셈이다. 카지노 입장에서는 손님이 4,999$만 잃고 또 가까운 시일내에 재방문을 하여 또 돈을 잃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며 각 손님마다 Pain Point를 분석해놓으면 카지노 입장에서 고객이 Paint point에 도달하지 않도록 무료 식사를 제공하거나 다른 혜택으로 관심을 돌릴여지가 생기게 된다. 

 

이처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매우 큰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통계적 관계나 패턴을 찾아내어 비즈니스에 유리한 쪽으로 적용할 수 있으나 이러한 관계나 패턴은 상관관계를 확인할 뿐 인과관계를 나타내지는 않을 수 있다.

 

빅 데이터가 수집하는 정보는 방대하고, 형태도 텍스트, 동영상, 음성, 위치 정보 등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현상에 대한 단순 관찰 결과일 뿐, 그 결과값이 나오게 된 원인에 대한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고객이 왜 그런 의사 결정을 내리는가'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한데, 빅 데이터만으로는 '왜, 어째서, 어떻게'가 설명되지 않는다. 고객 행동의 맥락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빅 데이터를 분석해 인과관계까지 추론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 가운데서 분석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걸러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 불필요한 데이터가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는 결과의 신뢰성과 정합성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빅 데이터 분석만으로 기업의 사업 전략을 정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예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추천 상품'을 제안해주는데 내가 구매한 내역과 비슷한 내역을 가진 사람들이 산 상품을 내 화면에 띄어 주는 것이다.(도플갱어 데이터 라고도 한다) 이때 빅 데이터에서 뽑아내는 데이터는, 상품의 종류와 구매 여부 정도다. 그래서 맥주만 마시는 사람에게 와인 잔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인간의 복잡한 맥락이 지나치게 단순화된 탓에 맥주 잔을 구매한 사람이 어떤 이유로, 어떤 의사 결정을 거쳐 그 잔을 구입하고, 왜 와인 잔은 구입하지 않았는지 분석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빅 데이터는 고객의 행동 패턴 그 자체만을 수집하는 반면, 두꺼운 데이터는 그 고객을 둘러싼 상황, 의사 결정을 내린 과정, 생활 양식과 습관까지 담아 패턴의 원인까지 파악한다. 다시 말해 빅 데이터는 어떤 현상을 그냥 '아는 것'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은 사용자의 실제 경험을 조사하여 제품에 녹이거나 매장에 반영할 수 도 있다.

'Joseph Joseph' 이라는 주방&욕실 제품 회사

특히 'Aesop' 화장품 브랜드는 매장에  이러한 데이터를 반영하는데,

 

Aesop 고양 스타필드

 

Aesop의 CEO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매장은 고객과 우리 브랜드 사이의 연결 고리입니다. 매장이 지어지는 지역 사회와 자연스레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고객들이 친숙함과 동질성을 느낄 수 있고, 이솝이 고객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브랜드가 성장하고, 매출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만약 매장이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못한다면? 그냥 '또 화장품 가게가 하나 생겼네'에서 그칠 거에요. 그런 매장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Aesop은 어느 지역에 매장을 오픈하기로 결정하면, 먼저 그 매장이 들어설 동네의 역사부터 공부한다. 옛 사진 자료나 문헌을 구해 해당 지역에서 유행했던 건축 양식을 익히고, 널리 쓰였던 자재와 장식, 무늬 등을 파악한다. 건축가는 매장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매장이 들어서는 동네에 머물며 몸으로 그 동네만의 분위기를 체화한다. 동네의 핫 플레이스나 노포를 찾아 고객들이 어떤 분위기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관찰하고, 주로 어떤 성별, 연령대의 사람들이 동네를 자주 찾는지도 파악한다. 해당 지역의 사회 문화적 맥락이 담긴 데이터를 쌓는 것이다. 

 

어떤 동네, 어떤 거리가 그렇게 생긴 데에는 이유가 있다. 동네 주민들, 그 거리를 찾는 고객들이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솝은 오랜 관찰과 문헌 조사들을 통해 고객들이 좋아하는 동네 분위기를 찾아냈고, 이를 매장에 반영함으로써 고객 친화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번창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이 필요하며 Aesop의 인테리어 전략은 그런 고민 끝에 나온 하나의 성공 사례다.

 

CISCO CEO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IT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발전합니다. 그러나 기술 그 자체가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경우는 드뭅니다. 고객은 항상 기술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하는데, 고객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고객이 직접 무엇을 원하는지 말합니다. '우리는 빅 데이터를 즉시 분석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해요' 라는 식으로요. 여기서 우리 회사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영감을 얻습니다. 아시다시피 빅 데이터는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그냥 데이터 덩어리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빅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 는 것이죠. 저희는 슈퍼마켓에서 고객들이 어느 구역에 오랫동안 머무는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에 그 구역에 쌓아 둬야 할 상품 목록을 추천해 줍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 아이디어에 도취됀다면 결국 실패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기업들은  고객이 사는 세상에 흠뻑 빠져들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구조적으로 변화가 많은 세상에서는 더더욱 고객을 직접 봐야 합니다. 직접 만나지 않고 '추정'만 하겠다? 그야말로 자살 행위죠."

 

기업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결국 고객이 외면하면 그 제품은 제품으로써 가치를 잃고 만다. 제품의 본질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있다. 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제품이 좋은지 아닌지는 고객이 정한다. 고객을 전제로 하지 않은 제품은 어떤 노력을 들였든, 얼마의 자본을 투자했든, 어떤 장인이 만들었든 결코 '좋은 제품'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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